공간을 평가하는 기준, 화장실
NOTE
- 어떤 장소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를 꼽으라면 저는 화장실이라고 생각합니다.
- 위기 상황에서 화장실을 미리 대비하는 사람만이 진정한 승자입니다.
- 강철 위장을 가지신 분들은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1. 인트로
저는 취미가 개발이지만, 밖에 나가는 것도 무척 좋아합니다.
날씨가 좋을 땐 집 앞 산책로를 걷기도 하고, 맛있는 음식을 먹으러 음식점에 가기도 하며, 야구 직관을 위해 야구장에 가거나, 휴가를 내고 다른 지역으로 여행을 떠나기도 합니다. 집이 아닌 다른 곳에 간다는 것만으로도 벌써부터 설렙니다.
그리고 밖에 나가기 전, 목적지에 가기 전 제가 반드시 확인하는 것이 있습니다.
날씨? 이동 시간? 주변 볼거리? 모두 중요하지만, 제게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건물의 화장실" 혹은 "주변의 화장실" 입니다. 저는 항상 이것을 1순위로 확인한 뒤 문을 나섭니다.
2. 화장실이 왜 그렇게 중요한가?
화장실을 사용하지 않는 경우도 많지만, 한 번 사용할 일이 생기면 그 경험이 그 장소와 하루의 분위기를 좌우할 만큼 중요하다고 확신합니다.
공감이 안 될 수도 있지만, 위기의 순간을 겪어본 분들이나 불규칙하게 화장실을 자주 찾는 분들은 화장실의 퀄리티와 접근성이 얼마나 중요한지 잘 아실 겁니다.
-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과 여름휴가로 강릉을 향해 달리는 차 안
- 여자친구를 데려다주고 집에 혼자 걸어오는 길
- 태어나 처음 방문한 파리의 튈르리 공원 산책
- 불타는 금요일 퇴근 후 만원 2호선 지하철
- 불꽃축제를 보기 위해 한강공원에 모인 수많은 가족, 연인, 친구들
이런 일상적인 순간들도, ‘화장실이 급하다’는 조건이 붙으면 순식간에 공포의 순간으로 변합니다.
언제 나타날지 모르는 휴게소, 처음 가는 지역에서 길도 모르는 상황, 사람들에 치여 움직이기 힘든 상황 등 상상만 해도 아찔합니다.
이 모든 예시는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했으며, 여행과 만남의 즐거운 순간도 잊은 채 위기 상황을 해결하고 나면 개운함과 안도감이 밀려오지만, 그 경험 자체는 두고두고 무섭게 남습니다.
반대로, 화장실이 쾌적하다면 그날의 기분과 장소에 대한 인상은 훨씬 좋아집니다.
- 면접을 보러 간 신축 회사 건물
- 옷을 사러 간 백화점
- 프라이빗하고 쾌적함을 내세우는 최신 글램핑장
- 호캉스와 호텔 뷔페를 즐기러 간 멋진 호텔
이 장소들의 공통점은 화장실 컨디션이 훌륭하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불꽃축제 때는 일부러 멀리까지 걸어가서 좋은 화장실을 이용한 적도 있습니다.
이 만족감은 그날의 즐거운 시간을 더욱 견고하고 풍요롭게 만들어줍니다.
그래서 저는 더욱 철저하게 위기에 대비하고, 소중한 하루를 위해 항상 준비합니다.
3. 화장실 등급표
아래는 제가 정리한 화장실 등급표입니다.
표는 PC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4. 예방
앞서 말했듯, 화장실이 필요없는 경우도 많습니다.
하지만 단 한 번의 위기 상황이 인생의 기억에 남을 수 있고, 그 파급력은 상상 이상입니다.
이럴 땐 등급이 어떻든 일단 감사하게 사용하고 경보 해제가 우선이겠죠.
그런데 주변에 화장실 자체가 없 다면?
공포는 멀리 있지 않습니다. 그래서 예방은 필수이며, 어렵지도 않습니다.
물론 위장이 강한 분들은 해당 사항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 항상 예비 휴지 소지하기
- 생각보다 정말 중요합니다. 양말로 닦는다는 얘기는 하지 않는 게 좋겠죠.
- 요즘 대부분 휴지가 있지만, 예외는 언제나 존재합니다.
- 목적지 이동 전 화장실 위치 파악하기
- 차에 타고 있다면 쉽지 않지만, 위치만 알아도 엄청난 안도감을 줍니다.
- 신호가 오면 기회 있을 때 바로 가기
- "이따가 가지 뭐" 하다가 낭패를 볼 수 있습니다. 몸은 내 맘 같지 않습니다.
- 술 마시고 다음날 아침 한 번으로 안도하지 않기
- 난 아침에 봤으니 걱정없어!" 제일 위험한 생각입니다.
- 아무것도 먹지 않을 때에만 해당하는 얘기이며, 물도 술 때문에 예민해진 배를 자극시키기에는 충분한 위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 술 마시고 법칙: 아침에 신호, 음식, 음료를 먹고 직후에(10 ~ 2시간 랜덤) 신호
- 억지로 용변 보는 습관 줄이기
- 일상 루틴이 잘 잡힌 분들은 걱정이 없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위험합니다.
- 이동 12시간 전부터 자극적인 음식 피하기
- 평균 소화 시간은 8시간이지만, 여유를 두고 준비하는 것이 좋습니다.
- 여행 전날 저녁은 가볍게, 술은 금지, 과식·자극적인 음식은 피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이 예방법들은 제가 직접 경험하며 터득한 것들입니다.
사람마다 차이가 있으니, 자신만의 루틴과 예방법을 만들어가면 더 든든한 대비가 될 것입니다.
마무리
하고 싶은 말이 많지만, 글이 길어지면 몰입도가 떨어질 것 같아 이쯤에서 마무리합니다.
사실 화장실의 중요성을 모르고 살아간다는 건 건강하다는 증거이자, 에너지 소모를 줄이는 바람직한 삶의 모습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 글이 저처럼 위기 상황의 공포를 아는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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